4일이 지났다. 이것저것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써내려가기를 중단했었는데, 쓰고 싶다는 마음과 써야한다는 마음이 정해진 일정으로 인해 충족되지 못해 못내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 같다. 몇 일 전의 일을 다시 되새김하여 글을 쓴다는 게, 구체적인 내용과 이미지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타깝지만, 중요하고도 기억에 남는 큰 이미지들이 떠오른다는 점에서 나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주절주절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금요일은 동아리 모임이 있는 날이다. 특히 이 날은 새로운 신입을 뽑기 위한 자리였기 때문에 더욱더 중요한 자리라고도 할 수 있는데, 내가 그 곳의 사회를 맡게 되었다. 사회라 해서 딱히 중요할 것은 없지만, 동아리 소개부분을 맡아서 준비해야한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다. 3주간에 걸친 새 맴버모집에서 오픈된 자리를 마련한다. 이제껏 해왔던 세미나 진행을 여러 사람들에게 홍보겸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보다는 긴장이 되고, 준비가 철저해야한다. 그래서 그런지 첫 번째 오픈 세미나를 통해 동아리 홍보가 조금 미숙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이 참에 색다른 홍보자료를 만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조금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임팩트 있게 다가가기 위해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이미지로 해보면 좋지 않을까? 예전에 앱스토어에 관해 조사하다가 한 블로거의 강연에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게 되었는데, 글자는 몇 단어 적혀있지 않은데, 그 글자의 배경에 있는 이미지가 직관적으로, 혹은 암시적으로,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머릿속에 깊숙히 박히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나도 그러한 형식을 본따서 이야기를 풀어가듯 이미지로 주장하는 바를 표출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많이 혼란스러웠다. 우선 좋은 이미지를 준비해야했고, 동아리 소개에 있어 좀 더 산뜻한 이야기를 구성해야했다. 더군다나 학교의 과제 쓰나미로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다듬는 차분함도 있어야 했고, 생각한 이미지를 끈기있게 찾아야 하는 인내심도 있어야 했다. 더군다나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끝까지 진행시켜나가야할 동기부여도 충만해야했다. 사람들이 즐겁게 듣는 것을 상상하며 나름대로 밤도 지새워가며 준비를 했다. 참 뿌듯했다.

  그!러!나!. 발표 당일. 나의 머리속은 뻗뻗하고 굳어있었다. 잠이 부족했던지, 이제껏 무리하게 진행해와서 건강이 나빠져 영향을 미쳤는지, 나의 뇌는 생각하기를 거부하는 듯 했다. 피곤하긴한데, 해야될 일이 있어서 잠은 안오고, 수업은 집중이 안되고, 준비해야할 것은 많고,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 (2)에서 계속...


Posted by 그로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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