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가 모두 끝나고... 정신없이 바빳던 학기가 끝나자, 피곤함보다는 개운함이 더 먼저 다가왔다. 성적이야 어찌되었든 무엇인가를 마무리를 했다는게 속이 시원하달까. 밤을 새워가며 만들었던 프로그램들이 동작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왔는가. 지나고 나면 이런 것을 왜 미리 몰랐을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지만, 마지막 작업을 하면서 팀원들과의 호흡은 잊지 못할 것 같다. 힘들 때 같이 나누었던 사람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법이니까. 시연 중에 오류만 나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좋았을 것을.. 아쉽기는 하지만 뭐 좋다.
그렇게 바쁘게 지냈던 학기가 끝난 뒤에 2주가 흘렀다. 어느덧 2010년이 되어 있고, 무엇인가 이룬 것 없이 보낸 시간이 300시간이 넘었다. 보상심리랄까. 이 정도 시간을 들여 노력했으니, 이 정도는 쉬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집안에서 뒹구는 데 시간을 보냈다. 하는 것 없이 컴퓨터에 앉아 빈둥거리며 마우스만 깨작거린다. 머리가 좀 둔해진다 싶으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 멍하니 오락 프로그램만 보고 있다. 무엇도 하기 싫고 무엇인가를 해야될 지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쉬어도 쉬는게 아닌게 되어버린다. 무. 기. 력. 증. 모든 것이 귀찮아 진다. 게을러짐의 본체가 바로 나였으리라. 이러면 안되는지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면 나 자신을 한 없이 바보같은 존재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의 반복. 까질 때로 까진 나에 대한 자존감에 새롭게 희망을 줄 새해가 다가왔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기분은 왠지 사람을 바꾸게 하는 기운을 주지 않는가. 덕분에 12월 31일 전까지 아무런 자책과 죄책감 없이 흥청망청 놀았다. 다른 친구들도 동조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놀았다. 오히려 그것이 낳았던 것일까. 쉴 때는 쉬어주어야 하는데, 그 쉬는 방법 조차도 쉬는게 아니였던 2주간의 시간. 그냥 속 편히 마음 편히 쉬었으면 오히려 좋았을 텐데.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 잡혀 마음 편히 있지 못하는 불안감이 오직 나만의 것이랴. 어찌되었든 간에 1월 4일이 되서야 정신을 조금씩 차린다. 새해 계획 실행치고는 다소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바로잡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니까. 할 것은 계획하고, 계획한 것은 꼭 해내자.
2010 년 한 해. 또 다른 나의 전성기로서의 한 해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최선을 다하자.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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